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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하는 삶을 사는 그녀, 초식마녀

베지로그는 12월부터 특별 인터뷰를 기획해 많은 분들을 만나고 나눈 대화들을 독자들과 공유하려고 한다.

그 첫번째는 바로 초식마녀 박지혜님, 우리는 흔히 그녀를 '초마님'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비건 인플루언서로 인스타그램에서 인스타툰을 그리며 유튜브로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초마님. 항상 흑자를 내는 '비건 업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따뜻한 대화를 시작했다.

저는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사 와서 지내고 있어요. 이곳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살아서 낯선 도시일 수 있지만, 풍경은 크게 변하지 않아 제겐 익숙한 도시예요. 요즘은 이혼하고 홀가분하게 지내지만 태풍이가 많이 보고 싶어요. 혼자 살아가는 삶에 익숙해지는 중이고 혼자일 때의 내 모습이 꽤 마음에 들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비건은 ‘제한’이 아니라 ‘확장’인 것 같아요. 비건으로 살면 생각의 확장 뿐만 아니라 생활의 확장이 일어나요.

고기를 먹지 못해서 안 먹는 게 아니라 먹을 수 있지만 먹지 않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고기를 먹으면서 보지 못했던 다른 선택지들이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틀 안’의 선택에서 ‘틀 밖’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죠. 덕분에 더 다양한 재료로 음식을 해 먹게 되고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다양한 맛과 사랑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비건으로 사는 것은  ‘나’만 생각하던 삶에서 ‘남’을 생각하던 삶으로의 확장이에요. 

논리적으로 고기를 못먹게 할 이유는 없죠. 복지 농장에서 오리가 도망가다 잡혀서 목이 잘리는 걸 봤는데 그 순간 이제 앞으로 동물은 못 먹겠다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어요. 그 순간부터 바뀌게 됐죠.

저는 감성적인 사람이라기보다 신념이 강한 사람이예요. 그래서 동물 사랑하고 동정한다는 이유보다 인간이라는 권력에 의해 생겨나는 종평등이나 종차별을 없애고 착취하는 구조가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동물을 죽여서 섭취하는 건 실체가 있는 폭력입니다. 이것이 옳지 않고 그래서 중단해야 한다고 말해요.

그래서 비건 꼰대가 되기로 한 거예요. 비건이 착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나쁜 일을 멈추는 걸 하려고 하는 거예요. 어릴 적 동생이 유기견을 데려와서 동물과 교감하는 게 뭔지 알게 됐어요. 그렇게 봉사하는 곳도 가보게 되었고, 사실 되게 시설이 좋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보니까 이 정도인데 개 농장 같은데는 더 끔찍하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사람이 제일 애호하는 동물이 이정도인데 다른 동물은 얼마나 심각할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이러다가 언젠가는 채식주의자가 되겠다 싶었는데 그렇게 됐죠.

최근에 레몬 커리 파스타를 만들었는데 이 레시피가 많은 분께서 좋아해 주셨어요. 커리를 넣은 파스타를 해 봐야겠다 싶었는데 냉장고에 레몬이 있었어요. 그걸 즉흥적으로 넣어봤는데 동남아 요리 느낌도 나면서 너무 맛있었어요. 이런 레시피들이 많아요.

두부, 산초기름, 들기름, 소금 조금, 방아잎을 넣고 만드는 요리를 자주 해먹고요. 야채볶음에 연두를 넣으면 웬만하면 다 맛있어지더러고요. 가지나 토마토, 꽈리고추를 넣고 볶아도 좋은 한끼 요리가 되더라고요.

제가 레시피라는 콘텐츠를 시작한 이유가 제가 모든 사람의 식탁을 바꿀 수 없잖아요. 그래서 바꾸는 게 어려우면 기존의 생각을 전환하는 게 아니라 다른 옵션을 제공하는 건 어떨까? 해서 레시피라는 콘텐츠를 시작하게 됐어요. 맛있는 채식을 더 알리는 방향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죠. 

지금 책을 두 권 쓰고 있는데요, 하나는 줄리안이랑 같이 책을 쓰고 있어요. 그건 비건 레시피를 모아서 내는 거로 진행이 되고 있고 혼자 쓰는 책은 동물권에 관한 에세이와 인스타 만화들을 모아서 낼 것 같아요. 요즘 관련한 책이 많이 나와서 좋은데, 저는 저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비거니즘에 관한 책인데 모두 읽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들 비건은 실천하기 어렵고 난 못 하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전반적인 사회적인 분위기도 채식과 환경쪽을 생각하는 쪽으로 변해가니 누구나 시도하기 쉬워야 하고, 그래서 외부로 확장해서 누구나 읽어봤으면 하는 내용을 담으려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저는 개개인의 삶을 인식하는 것에 변화를 주고 싶어요. 의식주 전반적으로 환경에 부담이 덜 한 쪽으로 삶을 큐레이팅 하는 코디네이터가 되고 싶어요. 환경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친환경 제품의 사용후기 같은 실제로 경험하는 것들을 제공해 저변을 확대하고 싶어요. 이 모든게 다양한 트랙으로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고도 생각해요. 그러면서 효과적인 방향으로.

제로 웨이스트를 해야 하는 것에 대한 공감은 다들 있지 않나요? 나머지의 변화는 빠르게 이뤄질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 변화는 더 빨라질 거구요. 심적인 동의가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라고 봐요. 개개인의 인식이 바뀌면 거부감 없이 변화가 생길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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