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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해산물이라도 괜찮아

고기를 대체하는 ‘대체육류’시장이 화제다. 식물성 재료로 ‘진짜 소고기 같은 채식 고기’를 만드는 회사 비욘드미트는 기업공개(IPO) 후 상장 첫날 주가가 160% 이상 폭등하는 대박을 터뜨렸고, 유사한 회사에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육류뿐 아니라 어류도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무분별한 남획과 바다 서식지 파괴, 비윤리적인 노동 문제 등을 이유로 ‘지속가능한 해산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참치 없는 참치회와 장어 없는 장어스시

익힌 생선은 비교적 쉽게 모사할 수 있지만 섬세한 질감과 맛을 가진 ‘날 생선’은 과연 식물 재료로 대체가 가능할까.

아직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오션 허거 푸드(Ocean Hugger Foods)’ 제품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회사 창립자인 제임스 코웰은 셰프 출신으로, 도쿄 출장 때 방문한 쓰키지 시장에서 관점을 전환했다. 바닥에 쌓인 엄청난 양의 참치를 보며 해양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의식을 체감한 것.

셰프로서 경력을 살려 개발한 것은 생참치 대안식품이다. 붉은 아카미(참치의 등살 부분)에 착안해 맛과 향, 질감 중 음식의 질감에 가장 중점적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날 생선, 스시나 회로 먹을 때는 무엇보다 질감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껍질을 제거한 생토마토를 기반으로 만든 생참치 브랜드인 아히미(Ahimi)는 실제로 미국 홀푸드마켓 등에서 비건 스시 재료로 사용돼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또한 대체 장어도 있다. 익힌 가지로 장어살 질감을 살리고 일본식 장어구이에 흔히 사용되는 타래소스에 착안해 간장과 맛술, 설탕 등으로 감칠맛을 냈다. 한번 더 구운 뒤 초밥 위에 올리면 영락없는 장어 스시 모양이다. 대체 생선의 개념이 반드시 실험실에서 막 나온 듯한 ‘배양육’이 아니어도, 셰프의 창의성으로 식물성 재료를 먹는 관점을 바꾸는 데서 출발할 수 있다.

● 누구나 쉽게 먹는 식물성 참치캔, 튜노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참다랑어, 눈다랑어, 황다랑어 등 7개 주요 참치 어종 가운데 약 40%가 생태종의 최대 복원력을 넘어서 무분별한 남획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미국 비건푸드 기업인 아틀랜틱 내추럴 푸드(Atlantic Natural Foods)는 대체 참치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면서도 환경 부담을 낮추는 데 일조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참치 브랜드 ‘튜노’는 시중 참치캔과 다를 바 없는 형태인 캔 용기에 가공된 식물성 참치를 담아 판매된다. 맛이나 참치살 질감까지 잘 재현한 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익힌 참치 특유의 퍽퍽하면서도 담백한 질감은 대두를 통해 연출하고, 과하지 않은 해산물 향은 해조류 혼합 분말에서 찾았다. 소비자들은 비건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비건 튜나 캔을 이용한 덮밥, 샌드위치, 샐러드 등 레시피를 공유하며 소통하고 있다.

● 고급 해산물도 식물성으로 – 오일로 만든 성게알과 세포 배양 생선 부레

일본 식품제조사인 후지오일홀딩스에서도 최근 세계 최초로 식물성 성게소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성게소는 해산물 중에서도 고급 식재료에 속하며, 흔히 성게알로 불린다. 일본 스타벅스에 두유를 공급하는 공급사와 신소재 식품을 개발하는 후지홀딩스가 협력해 두유 기반의 재료와 향미유를 이용해 가짜 성게알을 개발한 것이다. 현재 상품으로 판매되는 것은 아니며, 일부 셰프와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결과물을 선보인 상태다.

고급 식재료인 성게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중국 광둥식 요리 최고급 식재료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상어 지느러미인 샥스핀과 생선 부레, 해삼이다. 홍콩에 기반을 둔 단백질 세포배양 회사 ‘아방미트(Avant Meats)’는 세포 배양육 제조 방식으로 만든 생선 부레와 해삼을 선보인다. 샥스핀, 생선 부레 등을 지속가능하게 생산하는 데 목표가 있는 이 기업은 기존 비건 해산물 브랜드와는 지향점이 다소 다르다. 현지의 화려한 식문화를 지키면서도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식재료에 더욱 착안한 것이다. 생선 부레는 근육과 지방, 결합 조직이 복합적으로 구성되는 생선 살 부위와 달리 단순한 내장세포 조직으로 구성돼 비교적 쉽게 생산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 윤리적인 새우 생산을 위해, 뉴웨이브 푸드

새우 또한 참치캔만큼이나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식재료다.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새우 수출 산업 규모가 매년 성장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가격을 절감하기 위한 비윤리적 행위가 자행된다. 태국에서는 국제 탐사보도로도 널리 알려졌듯, 미얀마 등 인근 국가 불법이민자들을 불리한 노동지위에 두고 강제 추방을 빌미로 ‘현대판 노예제’와 다를 바 없는 비윤리적 노동을 시킨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뿐 아니라 대량생산의 편의를 위해 항생제와 유해 화학물질을 과도하게 사용함으로써 환경도 오염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뉴웨이브푸드(New Wave Foods)’는 앞서 언급한 오션허거푸드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인 매리 맥거번(Mary McGovern)이 창립한 회사다. 새우 산업구조의 불합리함을 인식하고 환경과 인류의 평등이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새우를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홍조류 등 해초를 중심으로 새우의 핵심인 탱글탱글한 질감을 구성하고, 대두 단백질로 영양 성분과 맛을 채웠다. 모양도 머리를 떼어낸 새우살과 동일하다. 현재 미국 내 대학교, 급식업체, 호텔과 리조트, 푸드트럭 등 다양한 채널로 상품이 유통되고 있으며,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위한 푸드 페스티벌 행사 참여도 활발하다.

오션 허거 푸드 : https://oceanhuggerfoods.com/

아틀란틱 내추럴 푸드 : https://atlanticnaturalfoods.com/

뉴웨이브 푸드 : https://www.newwavefoo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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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na

베지로그(Vegilog) 에디터입니다. 트위터 : @Vegilog 기사제보, 광고문의 : vegilog.c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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